주일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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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보시는 분

 

본문: 사무엘상 16:1-13; 요한복음 9:35-41

설교: 홍정호 목사 (2020.3.22. 사순절 제4, 주일 영상예배)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내가 이미 그를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 너는 어서 뿔병에 기름을 채워 가지고 길을 떠나,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가거라. 내가 이미 그의 아들 가운데서 왕이 될 사람을 한 명 골라 놓았다.” 사무엘이 여쭈었다. “내가 어떻게 길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사울이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죽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암송아지를 한 마리 끌고 가서, 주님께 희생 제물을 바치러 왔다고 말하여라. 그리고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내가 거기에서 너에게 일러주겠다. 너는 내가 거기에서 일러주는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라.” 사무엘이 주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니, 그 성읍의 장로들이 떨면서 나와 맞으며 물었다.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사무엘이 대답하였다. “그렇소. 좋은 일이오. 나는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소. 여러분은 몸을 성결하게 한 뒤에, 나와 함께 제사를 드리러 갑시다.” 그런 다음에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만은, 자기가 직접 성결하게 한 뒤에 제사에 초청하였다. 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님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다음으로 이새가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번에는 이새가 삼마를 지나나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님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소하고 말하였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시오. 그가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 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1.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우리의 일상이 큰 혼란과 위기에 직면한 요즘, 매주일 강단에서 드리는 이 인사말에 더욱 간절한 염원을 담아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과 가정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아울러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과 그 가족들, 치료를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과 봉사자들,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는 당국의 관계자들, 그리고 생업의 중단으로 생계를 염려하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든 이들 가운데에도 주님의 크신 위로와 은총이 함께 하시길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2.

 

오늘의 말씀은 사무엘상 16장의 다윗을 선택하시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의 왕은 사울입니다. 젊은 시절의 사울은 참으로 겸손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왕을 세워달라는 백성들의 외침을 들으신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그들을 이끌 인물로 사울을 택하셨고,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그를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고자 찾아왔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 지파 가운데에서도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 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작은 베냐민 지파의 모든 가족 가운데에서도 가장 보잘 것 없는 가문에 속한 사람으로 여긴 겸손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사무엘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도 이스라엘 역사의 무대로 등장하기를 거부한 채 짐짝 사이에 숨어 있어”(삼상 10:22) 있었습니다.

 

사울은 평범한 삶을 바랐던 소박한 인물이었습니다. 없는 자리도 만들어 앉으려는, 자신이 아니면 지도자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흔한 모습이 그에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울의 바람과 달리, 시대와 역사는 사울을 원했고, 그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이스라엘 영도자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에게 맡겨진 사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고통당하는 백성의 구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수줍음 많은 청년 사울을 이스라엘의 영도자를 세우신 이유는 당신의 백성이 겪는 고난을 보았고, 당신의 백성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셨기 때문입니다(삼상 9:16). 그렇기에 영도자로 부름 받은 이의 역할은,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기와 고난으로부터 그들을 구원하는 데 있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사울은 역사의 무대 한가운데로 부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의 말씀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사울의 악행으로 괴로워하는 사무엘을 향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울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내가 이미 그를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삼상 16:1)

 

하나님을 사울을 영도자, 나기드(nagiyd)로 세우셨습니다. 히브리어 나기드는 앞서서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나기드는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그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책무를 지닌 사람입니다. 특권이 정당화되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왕을 뜻하는 낱말은 따로 있습니다. ‘멜레크(melek)라는 낱말인데, 이 낱말은 이스라엘 바깥에서 빌려온 낱말입니다(김기석, “삶의 분기점,” 청파교회 주일설교, 202029, 재인용). 하나님은 왕을 세워달라는 백성들의 요구에, 왕이 아닌 영도자를 세워주시는 것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사울은 그렇게 세워진 영도자, 백성의 앞에 서서 섬김의 본을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부름 받았습니다. 새번역 성경은 그래서 하나님께서 사울을 백성을 이끌 영도자로 세우셨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삼상 10:1).

 

그런데 세월이 지나며 사울은 스스로를 영도자(nagiyd)가 아닌 왕(melek)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섬김을 받는 것이 일상이 되고, 바른 말 듣기를 싫어하고, 아첨하는 소리에 귀를 빼앗겨 버리면서, 그가 처음 부르심을 받았던 자리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사울에게는 회개하며 돌이킬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권력의 단맛에 취한 그는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사울에게는 여느 이방 왕에 다름없는, 아니 어쩌면 그들보다 더 잔인하고 집요한 권력자의 그늘이 드리워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미 사울을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 하신 말씀은, 이런 과정을 전제로 합니다.

 

3.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새로운 영도자로 세우신 인물은 다윗입니다. 오늘 사무엘상 16장에 나오는 다윗이 선택되는 이야기 역시 사울을 처음 부르셨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윗은 장자에게 특권이 주어진 사회에서, 이새의 많은 아들들 가운데 후보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이새는 양 치러 나간 막내아들 다윗을 불러들여 사무엘에게 보여줄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겉모습이 준수하고, 누가 보아도 왕이 될 만한 인물이 다윗의 형들 가운데 있었기 때문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삼상 16:7) 그렇게 양 떼를 치러 들판에 나갔던 다윗은 사울을 이어 이스라엘을 이끌 영도자로 기름부음을 받고 역사의 무대에 등장합니다.

 

다윗이 처음 한 일은 악한 영에 괴롭힘을 당하며, 분노와 광기에 휩싸인 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울의 곁에서, 수금을 타며 음악으로 그의 상한 심령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치유자의 역할이었습니다. 훗날 왕좌에 오른 다윗은 사울과 비슷한 유혹에 흔들리고 넘어집니다만, 젊은 다윗이 수금을 타며 사울을 위로하는 이 장면은, 짐짝 사이에 숨어 왕이 되지 않겠다고 버티던 젊은 사울의 모습과 겹치며 인생의 덧없음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울과 다윗과 같은 준수한 인물들도, 그들에게 그 자리와 역할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향한 중심에서 멀어지며 추락하는 것을 보며,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두어야겠다, 반성하며 다짐합니다.

 

4.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에게 주신 자리와 역할이 있습니다. 부모의 자리를 허락하신 이도 있고, 선생님의 자리를 허락하신 이도 있고, 원하던 회사에 취직하여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하신 이도 있고, 또 회사를 세워 경영하도록 하신 이도 있고, 전문직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로 종사하게 하신 이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귀한 봉사의 직분을 맡겨 주시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자리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의 시절을 따라, “제때에 알맞게허락하신 자리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에게 지금의 이 역할을 허락하셨을 때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까? 부모의 역할을 허락하셨는데, 하나님의 선물인 자녀들을 믿음 가운데 그분의 기뻐하시는 뜻대로 양육하기보다는, 그 중심을 잃어버린 채 자녀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고, 더 높은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원하던 일자리를 얻었을 때 맡겨주신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인생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고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같은 조바심에 마음을 빼앗겨 우리를 처음 부르셨을 때의 그 마음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력 끝에 전문직을 갖게 되었는데, 처음 그 자리로 부르셨을 때의 소명감과 책임감은 사라지고, 더 많은 보수와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된 채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이 모든 일들이 저와 여러분의 삶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아닙니까?

 

영도자로 부름 받았을 때의 사울은 하나님께 중심을 둔 사람이었습니다. 부족한 자기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분의 뜻을 펼치며 그분의 백성을 섬기는 일에 온 마음을 기울였던 사람입니다. 젊은 사울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중심에서 멀어진 지금, 그는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혀 자신을 잃어버렸습니다. 중심이신 하나님을 향하던 그의 시선은, 눈앞에 일들에 사로잡힌 채 악한 영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5.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입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의 중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일상에 많은 곤란이 초래되는 이때에 우리를 처음 부르신 그 자리를 돌아보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일을 맡겨주셨을 때 나는 누구였는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그리고 오늘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그 소명으로부터 얼마나 가까이, 혹은 멀리 있는지를 돌아보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중심이 바로 선 사람은 흔들리더라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중심을 하나님 안에 다시금 굳게 세워야 할 때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우리를 오늘에 이르게 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내일도 은총 가운데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안에 굳게 뿌리내려, 날마다 새 소망 가운데 희망의 새날을 열어가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교회소식]

1. ‘코로나19’ 감염 및 전파 방지를 위해 오늘(3/15)과 다음 주일(3/29) 예배는 영상예배로 드립니다. 각 처소에서 영상예배를 통해 주일을 성수하시기 바랍니다. 교회의 모든 활동이 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라며,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당국과 교회의 노력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교회출입 시 마스크 착용 및 2m 거리 유지 준수)

2. ‘코로나19’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과 치료를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 방역과 검역을 위해 밤낮으로 수고하는 이들, 그리고 생업의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3. 교무금 및 주일예배 봉헌은 온라인 계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정주영(신반포교회) 717902-01-138358] (지난 주 헌금 합계 :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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