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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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본문: 시편 105:1-11; 마태복음 13:31-33, 44-52

설교: 홍정호 목사 (2020.7.26. 성령강림 후 제8)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심었다.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살짝 섞어 넣으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올랐다.” /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구하는 상인과 같다. 그가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산다.” “또 하늘 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던져서 온갖 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면, 해변에 끌어올려 놓고서, 좋은 것들을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을 내버린다. 세상 끝 날에도 이렇게 할 것이다. 천사들이 와서, 의인들 사이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서, 그들을 불 아궁이에 쳐 넣을 것이니, 그들은 거기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이것들을 모두 깨달았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를 위하여 훈련을 받은 율법학자는 누구나, 자기 곳간에서 새 것과 낡은 것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1.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성령강림 후 여덟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마태복음 13장의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입니다. 마태복음 13장에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신자의 삶을, 씨앗이 심겨 자라는 과정에 빗대신 세 가지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고, 두 번째가 밀과 가라지의 비유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오늘 본문인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입니다.

 

먼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예수님은, 좋은 씨앗이 길가나 돌짝밭이나 가시덤불이 아닌 좋은 땅에 심겨야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결실을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복음의 말씀을 모신 우리 삶을 좋은 땅으로 개간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거친 땅에서 돌들을 골라내고, 잡초를 솎아내면서 우리 마음을 옥토로 만들어가기 위한 실천을 지속해야 합니다. 둘째는, 밀과 가라지의 비유입니다. 좋은 땅에 좋은 씨앗을 심었다면, 원수가 밤사이 와서 뿌리고 간 가라지는 주님께 맡기고, 밀이삭을 튼실하게 키워내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라지에 마음을 빼앗겨 주인이 본래 맡겨주신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잊은 채 가라지를 탓하며 농사일을 게을리 하는 것이야말로 가라지 씨앗을 뿌리고 간 원수가 바라는 일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은 가라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맡겨주신 일에 충성을 다한 종들을 의롭다 칭하시고, 그들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유로 하신 말씀은, 앞선 두 비유의 결론이자, 하나님 나라의 소망에 관한 말씀입니다. 바로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입니다.

 

2.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심었다.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예수님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 가운데에서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고 계셨으며, 사람들에게 이를 전파하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의 상황이란 그야말로 암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로마의 식민통치 가운데, 이스라엘 민족 독립의 꿈은 헤롯이라는 교활한 분봉왕의 폭정으로 점차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율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할 종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종교 지도자들 역시 권력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제 한 몸의 안위만을 추구한 채 율법의 교사이자 시대의 예언자로서의 책무를 저버렸습니다. 누구도 이러한 현실이 바뀔 것이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한 사람의 노력이 세상을 바꾸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불신이 불신을 낳고, 절망이 더 큰 절망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 이것이 예수님 시대 암담한 이스라엘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에 대한 믿음일까요?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습니다. 바로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는 믿음입니다. 이 작은 겨자씨 하나가 자라나 숲이 되고, 거기에 새들이 모여들 만큼 큰 숲을 이룬다는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작은 겨자씨 하나에 비유하셨습니다.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누가 보아도 좋고 쓰임새 있어 보이는 크고 좋은 나무에 비유하지 않으셨습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겨자씨 하나, 지금은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고, 아무도 기대를 갖지 않는, 그래서 언제든 뽑아서 내다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작은 겨자씨 하나를 두고 예수님은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하셨습니다.

 

불신이 불신을, 절망이 절망을 불러일으키는 시대에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 그 믿음을 먼저 가지셨고, 그 믿음을 먼저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세상 한가운데에서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고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이들은, 때로 지나치게 고집스럽다는 비난과 더불어 사람들의 냉대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강직함으로 인해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흐름을 거슬러 마찰을 빚는 일이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불시에 조직에서 추방당하거나 해를 입기도 합니다. 겨자씨처럼 미약한 존재,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간직한 채 올바른 길을 걷는 이들은 이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겨자씨에 다른 특징도 있습니다. 겨자씨는 작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겨자씨는 작지만 아주 강인한 생명력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인해 겨자씨는 뽑혀 던져진 그 자리에서 새로운 싹을 틔웁니다. 그래서 농사짓는 이들에게 이 겨자씨는 아주 골칫거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뽑아 내던져 버리면, 그 내던져진 자리에서 다시 싹트고, 또 뽑아서 더 멀리 던져버리면 더 멀리 내던져진 그 자리에서 또 싹을 틔우는 이 끈질긴 생명력이야말로, 작은 겨자씨 하나가 숲을 이루는 비결입니다. 또 겨자씨는 뿌리와 뿌리가 서로 연결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알의 겨자씨의 생명력도 강하지만, 겨자씨가 군집을 이루며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 겨자씨는 숲을 이루어 새들이 와서 쉬고 노닐 수 있는 장소가 됩니다.

 

3.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하신 예수님의 비유는 이러한 겨자씨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지금 현실을 돌아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막막함이 느껴집니다. 언제 여기를 지나 저 멀리 빛이 보이는 곳에 이를 수 있을까, 낙심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다 이 컴컴한 터널에서 삶을 마치고 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작은 겨자씨 하나에서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세상을 보셨고, 그 꿈을 사람들에게 전파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절망의 시대,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세 주간에 걸쳐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을 살펴보았고, 오늘은 그 결론으로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함께 나눴습니다. 좋은 땅에 좋은 씨앗을 뿌렸다면, 중간에 가라지가 자라나고, 심지어 땅에서 뿌리뽑혀 내던져지는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하시는 자녀인 여러분에게 복음의 좋은 씨앗을 주셨고,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는 땅도 허락하셨습니다. 가라지에 마음을 뺏기지 마시고, 맡겨주신 주의 일에 충성하십시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뜻밖에 뿌리뽑혀 밖으로 내던져지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은 이때에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려던 일, 정성스럽게 가꾸어보려던 일이 지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도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그분이 일하실 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겨자씨와 같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꿈을 이루실 때입니다. 이 말씀을 기억하시면서, 한 주간도 겨자씨와 같은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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