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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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님

 

 

본문: 시편 4:1-8; 누가복음 24:36-48

설교: 홍정호 목사 (2018.4.15. 부활절 제3)

 

 

[그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몸소 그들 가운데 들어서서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어라.” 그들은 놀라고, 무서움에 사로잡혀서, 유령을 보고 있는 줄로 생각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희는 당황하느냐?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을 품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너희가 보다시피, 나는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그는 손과 발을 그들에게 보이셨다. 그들은 너무 기뻐서,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고 있는데,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렸다. 예수께서 받아서,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하기를,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나를 두고 기록한 모든 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성경을 깨닫게 하시려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으시고, 사흘째 되는 날에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실 것이며, 그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모든 민족에게 전파될 것이다하였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1.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부활절 세 번째 주일입니다. 예수님의 제자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 리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글로바이고, 다른 한 사람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아마 예수님의 십자가 곁을 지키던 네 여인 중 하나인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19:25). 두 사람은 엠마오로 가는 동안 그동안 경험한 일들을 서로에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 곁으로 오셔서,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글로바 일행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물으셨습니다. 글로바는 자기가 경험한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그 낯선 나그네, 부활하신 예수님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분은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이셨는데, 대제사장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선고를 받게 하고,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예수님의 빈 무덤에서 천사를 만났다면서, 그분이 살아계신다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성경을 들어 그리스도가 고난을 겪고 자기 영광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들에게 들려주셨습니다.

 

 

엠마오에 이를 무렵 날이 저물었습니다. 그들은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우리 집에 묵으십시오하고 예수님을 초대했습니다. 예수님은 청을 받아들여 그들 집에 묵으려 들어가셨습니다. 주님은 글로바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려고 앉으셔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떼어서 그들에게 주셨습니다. 초대받은 사람답지 않은 행동입니다. 이 낯선 행동 앞에서 누가는, “그제서야 그들의 눈이 열려서, 예수를 알아보았다”(24:31)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자마자 예수님은 그들 앞에서 사라지셨습니다. 놀라운 일을 경험한 두 사람은 길에서 그분이 말씀하시고, 성경을 풀어주실 때에. 그들의 마음이 뜨거워졌던 일을 떠올리며,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이 열한 제자와 무리 앞으로 돌아와 보니 그들은 모두 주님께서 확실히 살아나시고,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말하면서 각자의 부활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글로바 일행은 그들의 이야기를 보탰습니다.

 

 

2.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제자들 가운데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몸소 그들 가운데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어라.” 거기에 있던 이들은 놀라고, 무서움에 사로잡혀 유령을 보고 있는 줄로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어찌하여 당황하고 의심을 품느냐고 말씀하시면서, 손과 발을 보이시며, 제자들에게 당신을 만져보라 하셨습니다.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너희가 보다시피, 나는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 제자들 앞에서 먹을 것이 좀 있느냐?” 물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습니다.

 

 

안식 후 첫날 새벽에 경험한 예수님의 빈 무덤 이야기에서부터,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주님을 만난 이야기, 그리고 오늘 열한 제자 앞에 나타나셔서 손과 발을 보이시고, 구운 물고기를 드신 이야기,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부활은 실재(實在)라는 것입니다. 실재의 반대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관념(觀念)입니다. 부활은 관념이 아니라 실재다, 이것이 예수님의 부활이 의 부활이요, ‘의 체험임을 복음서가 일관되게 증언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부활은 관념이 아닙니다. 부활은 실재이고, 실재로서만 경험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인식의 기원과 본질에 관한 물음인 철학적 인식론에서, 관념론이란, 어떤 정신이나 이성, 이념 따위를 본질적인 것으로 보고, 이것을 바탕으로 물질적 현상을 밝히려는 이론적 시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경험이 아닌 이성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일련의 시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은, 이러한 관념의 체계로 포착할 수 있고 이해 가능한 어떤 본질에 관한 형이상학적 논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부활은 체험을 통한 실재의 증언이며, 그 체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한 증언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부활이란 관념이 아닌 체험이요, 이 체험이란 다른 것(타자)과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계적이고 공동체적인 성격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의주님입니다. 부활체험은 홀로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관계적인 체험입니다. 나와 너의 경험을 나누는 가운데, 특별히 부활의 소식을 악몽이 아닌 기쁜 소식으로 나눌 수 있는 공동체와 더불어서만, 부활은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보십시오. 빈 무덤을 찾아간 것도 여인들이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길에 주님을 만난 이들도 둘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손과 발을 만져 보라 하시고, 구운 생선을 드신 사건이 일어난 장소도 제자들이 모인 가운데 일어난 사건입니다. 어느 것 하나 관계적이고 공동체적이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부활은 이렇듯 각자의 부활 체험을 나누는 가운데 경험되는 것이지, 무슨 관념이나 이론, 교리적 신조 따위를 줄줄이 암송한다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예수체험이 있는 곳에, 내가 만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그곳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어떤 이들에게는 골치 아픈 일의 끝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은 그들에게 이제 로마의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기대에 쐐기를 박은 사건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그분의 말씀과 행동이 지닌 힘과 만난 이들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낙심한 이들을 찾아오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어라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살과 뼈를 보이시며, 부활의 체험이 관념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실재하는 사건임을 드러내셨습니다.

 

 

저는 오늘 한 가지만 거듭 말씀드립니다. 부활은, 관계적이고 공동체적인 체험이라는 점입니다. 부활은 관념이 아닙니다. 예수를 만난 체험을 간직한 이들 가운데, 세상을 이기신 주님, 나를 구원하신 주님에 관한 생생한 고백의 말들이 살아 역사하는 공동체 가운데, 그리고 특별히, 지금 낙심하고 절망한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새날을 꿈꾸는 가운데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사실입니다. 부활신앙은 어느 날 혼자 기도하다 깨닫게 되는 그런 깨달음의 체험이 아닙니다. 부활신앙은 살과 뼈의 체험입니다. 나 홀로 보고 듣는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만지고, 체험하고, 행동하는 공동체와 더불어 우리는 부활의 신앙, 부활의 기쁨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4.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부활하신 주님과 만나셨습니까? 여러분이 만난 주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그리고 그 주님을 만나 여러분의 삶은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셨습니까? 예수를 만난 체험은 여러분 인생의 방향과 목적을 바꾸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여전히 미온적이고 부수적인 체험으로 남아 있습니까? 누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이 너무 기뻐서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누가는 앞서, 제자들이 겟세마네에서 슬픔에 지쳐서잠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22:45). “너무 기뻐서도 주님을 믿지 못하고, “슬픔에 지쳐서도 주님을 믿지 못하는 것이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한 무리를 이루어 예수에 관한 체험을 나누었을 때 주님은 그들 가운데 오시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어온 백성을 위한 부활의 증인으로 삼으셨습니다.

 

 

부활절 세 번째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부활은 관념이 아닙니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선포하며 부활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지금 일어나는 사건이자, 몸으로 체험되는 실재입니다. 그리고 그 부활의 주님은 언제나 우리의주님으로 이 자리에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너와 나의 관계를 떠나서, 교회의 믿음의 고백을 떠나서는 만날 수 없는 분입니다주님은 교회의 고백 가운데에서 나를 만나 주시고, 나를 통해 교회와 더불어 당신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 분입니다. 저를 긍휼히 여기신 주님의 자비와 사랑이 여러분을 긍휼이 여기시고, 여러분을 구원하신 그분이 또한 저를 구원하신 주님이심을 믿습니다. 날이 갈수록 우리의주님에 관한 고백이 교회 안에 무르익기를 바랍니다. 부활의 주님이 지금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십니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과 더불어 참 평화와 진리의 사도로 날마다 거듭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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