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주일설교

처음이며 마지막이신 주님

 

본문: 요한계시록 21:1-6

설교: 홍정호 목사 (2021.12.31. 송구영신예배)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이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 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와 같이 차리고,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에 나는 보좌에서 큰 음성이 울려 나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때에 보좌에 앉으신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 또 말씀하셨습니다. "기록하여라.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다." 또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며 오메가, 곧 처음이며 마지막이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내가 생명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

 

1.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오늘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우리 삶의 처음이며 마지막이신 주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립니다.

 

신앙인의 감사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감사입니다. 신앙인의 찬송은, 당신의 선하고 완전하신 뜻 가운데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영광의 찬송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참된 신앙인은, 십자가를 앞에서 자기 뜻을 펼치는 사람이 아니요, 주님의 선하시고 완전하신 뜻 가운데 자기를 맡기는 순종하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 은총에 눈뜬 사람에게는, 그분의 응답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기적이며,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는 응답의 자리입니다.

 

2.

 

말씀을 나누기에 앞서 찬송가 299장을 함께 불렀습니다. 지난 몇 주간 저는 이 찬송의 노랫말에 감화되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찬송을 여러 번 반복하여 바쳤습니다. 오스카 클루트 목사님의 영어 노랫말도 좋지만, 우리말 번역이 참 아름답고 좋습니다. 찬송가의 노랫말이 이렇습니다. “하나님 사랑은 온전한 참사랑, 내 맘에 부어 주시사 충만케 하소서./ 내 주님 참사랑 햇빛과 같으니, 그 사랑 내게 비추사 뜨겁게 하소서./ 그 사랑 앞에는 풍파도 그치며, 어두운 밤도 환하니 그 힘이 크도다./ 하나님 사랑은 온전한 참사랑, 내 맘과 영에 채우사 새 힘을 주소서. 아멘.”

 

하나님 사랑은, 온전한 참사랑입니다. 하나님 사랑이 아니라면, 세상 그 어떤 사랑도 온전한 참사랑이라 부를 만한 사랑은 없습니다.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신 부모님의 사랑도, 남편과 아내의 사랑도, 친구와 연인의 사랑도, 형제자매 동기간의 사랑도, 우리를 든든히 붙들어 세우는 귀한 사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참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 사랑의 주체가 사람인 한 그 누구라도 흠 없이 온전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사랑만이, 온전한 참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햇빛과 같아서 차가운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뜨겁게 합니다. 분노와 원망의 마음, 자책과 포기로 낙심한 영혼에 그 사랑의 빛이 비추면, 얼음처럼 차가웠던 마음이 녹아내리고, 녹아내린 마음이 따뜻해져 다시금 생명의 온기로 가득 차오릅니다. 3절의 노랫말입니다. “그 사랑 앞에서는 풍파도 그치며, 어두운 밤도 환하니, 그 힘이 크도다.” 작은 파도에도 휘청거리던 배가 커다란 풍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배가 됩니다. 밝은 태양빛이 내리쬐는 한낮에 두 눈을 감고 다니면서 빛이 어디 있느냐?’ 볼멘소리 하던 이가, 어두운 밤도 대낮처럼 환하게 되는 은총에 눈뜬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무엇이 한 사람을 이렇듯 변화된 존재로 만들 수 있습니까?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그분의 사랑만이 한 사람을 거듭난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끝으로 시인은, 그 사랑을 내 맘과 영에 채우사 새 힘을 주소서노래합니다.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감화되어야, 그분의 사랑이 내 맘과 영을 가득 채워 그분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야만, 비로소 그 사랑에 힙 입어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3.

 

저의 작은 깨달음 하나가 있다면, 기도하지 않는 사랑,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 되지 않은 사랑은, 불완전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랑은, 목마를 때 마시는 탄산음료와 같습니다. 당장에 갈증은 해소될지 모르지만, 시원하다고 해서 마시는 탄산음료는 더 많은 수분을 배출하게 만들어 결국 우리를 탈진시키고 맙니다.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 사랑과 하나 된 사랑만이, 주님 말씀하신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영생의 샘물(요 4:14)입니다.

 

시편 369절에서 시인은, “생명의 샘이 주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빛을 받아 환히 열린 미래를 봅니다.” 노래합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참사랑을 마음과 영에 가득 채운 사람, 그는 생명의 샘이 주님께 있음을 아는 사람입니다. 내가 빛이요,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는 빛이 아니지만 주님의 빛을 받아서 환히 열린 미래를 본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은총에 눈뜬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알파요 오메가이신 하나님 안에서, 우리 삶의 처음이며 마지막이신 주님 안에서 다가오는 은총의 새날을 믿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은총에 눈뜬 사람으로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끝으로, 이러한 온전한 참사랑과 하나 되는 믿음의 모범을 보이신 한 분을 소개해 드리고, 그분의 시에 곡을 붙인 찬송을 함께 부르면서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히틀러 정권에 대항하다 옥중에서 서른아홉의 나이로 순교하신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님입니다. 사람들은 본회퍼 목사님을 히틀러 독재에 대항하여 암살을 시도한 급진적인 저항가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본회퍼 목사님의 저항 그 자체보다 본회퍼 목사님을 그런 자리로 이끈 힘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믿음이 그분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순교의 자리로 이끌었나, 하는 물음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본회퍼 목사님은,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 되기 위해 힘쓴 분입니다. 이제 함께 부를 찬송은, 본회퍼 목사님이 옥중에서 죽음을 앞두고 쓰신 마지막 시에 곡을 붙여 부른 찬송(선한 능력으로)입니다. 이 찬송 함께 부르실 때에, 온전한 참사랑이신 하나님, 처음이며 마지막이신 주님의 은총 안에서 기쁨의 새날을 맞이하는 교우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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