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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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달인 평신도

 

마태 7: 21-29; 벧전 2:9-10

2008. 1. 6. 신반포교회, 손원영목사



1.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어제 한 일간지(조선일보 2008. 1. 5.)에 MC요 개그맨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강호동씨와의 인터뷰기사가 났는데, 그 내용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TV를 켜면 공중파 방송에서 거의 동시에 강호동씨가 사회를 보는 것을 종종 보면서, 대한민국에는 강호동 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아무튼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는 한 때 씨름장사 이만기를 이겨서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던 천하장사였는데, 22살에 씨름판을 은퇴하고 연예계에 데뷔한 뒤 이제는 연예계마저 평정하여 명실공히 연예장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당하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하지 못한다.” 자신은 연예계의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했고, 또 PD나 주변의 동료들의 조언에 열심히 따라 하다 보니 그 자리까지 왔다는 고백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은 연예계의 천재가 아니라 노력형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연예계에서 15년이상 있으면서 깨달은 것은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는 그의 고백이었습니다. 참 일리 있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저는 신앙생활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신앙인은 천재처럼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것이고, 또 즐기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말하자면 신앙생활도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모쪼록 올해 우리 모두 신앙생활에서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V 프로 중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것이 있는데,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음식가지런히 썰기 달인도 있고, 봉투접기 달인도 있고...정말 기가 막힙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수십년 동안 신앙생활을 했다면, 신앙의 달인, 그 비슷한 무엇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올해 그 달인을 목표를 좀 열심히 살아가자 그 말씀을 오늘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프로 혹은 달인이란 한마디로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보통 아마추어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프로는 좀 다름입니다. 프로는 달지만 그것이 독이다 싶으면 과감하게 뱉어버리는 사람입니다. 아마추어는 아닙니다. 아마추어는 먹으면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그것이 달기에 삼키는 사람입니다. 또 프로는 쓰지만 그것이 약이다 싶으면 과감하게 삼키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프로입니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는 아무리 약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입에 쓰고 삼키기 힘들면 그것을 뱉어버리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프로는 강호동씨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자입니다. 입에 단 것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씁쓸한 것도 즐기고, 고통스런 것도 즐길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으로 프로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세계에서 프로가 되는 것, 그것이 올해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있습니다. 그의 사상은 크게 두가지로 명제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는 것이고, 둘째는 “네 영혼을 돌보라”(Care your soul!)하는 것입니다. 먼저 내가 정말로 무식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비로소 나는 참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겸손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네 영혼을 돌보라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알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계속하여 지성과 영혼을 연마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이 두 명제는 진정으로 프로가 되는 비결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로가 되는 길, 그것은 먼저 겸손하게 자신이 정말로 무지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즐겁게 말입니다. 이것이 프로가 되는 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올해 우리 모두 신앙의 프로가 되기 위해 우리 각자 자신의 무지를 겸손히 인정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영혼을 돌보다는 자세로 진리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그런데 신학에서는 신앙의 달인을 일컬어 무엇이라고 부릅니까? 신앙의 프로를 일컬어 누구라고 합니까? 그렇습니다. 성서는 신앙의 달인, 신앙의 프로를 일컬어 “하나님의 백성” 곧 ‘평신도’라고 말합니다. 평신도! 따라서 평신도라는 말은 참으로 대단한 용어입니다. 신앙의 달인을 뜻하는 대단한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용어만큼 신자들 사이에 오해되는 신학용어도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평신도’(laity)를 성직자 혹은 목회자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신도란 성직자의 지시를 받아서 교회 생활하는 일반 성도들을 일컫는 말로 종종 오해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신학적으로 볼 때, 엄청나게 잘못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본래 평신도라는 말은 오늘 읽은 베드로전서 2장 9절 이하에 나와있듯이, ‘하나님의 백성’(laos tou theo)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민족이고, 왕의 제사장들이고, 거룩한 국민이고,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입니다. 정말로 위대한 존재입니다.

  사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의 백성이란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스라엘 전체를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신약에 와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을 의미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일컬어 하나님의 백성, 곧 laos tou theo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그런데 라오스 곧 ‘백성’라는 말이 라틴어 라이코스(laikos)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교회의 성직제도가 체계화되는 과정에서, 성직자를 뺀 개념으로 오해되고 말았습니다. 즉 성직자를 뺀 일반신자를 일컬어 ‘하느님의 백성’으로 이해하면서, 그 사람들을 평신도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신학자들은 평신도신학이라는 말 대신에, “하나님의 백성” 신학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이란 단지 성직자의 반대개념이 아니라 성직자를 포함해서 모든 신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옳은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바로 루터가 종교개혁을 할 때 모토로 삼았던 “만인사제설”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 의미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가 다 사제이라는 논리입니다. 본래 제사장은 세상의 죄를 혼자 짊어지고 성소로 들어가서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고, 또 세상을 향해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선포하는 것, 이것이 제사장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역할은 만인사제설의 주장에 따르면, 목회자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이 역할을 하도록 불리움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루터의 주장이었고, 개신교의 주장이고, 또 우리 교회의 신학적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전서 2장 9절 후반부에 보면, 하나님께서 평신도들을 부르신 이유를 또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을 어두움에서 불러내어, 그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평신도를 부르신 목적입니다. 즉 우리를 어두움에서 불러내고, 또 우리를 빛으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전하기 위해 우리 모두 하나님의 백성, 곧 평신도로 부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 그리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에 어디 성직자와 일반 신자의 구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결국 평신도신학은 하나님의 백성 신학으로써 목회자를 포함하여 모든 신자들이 신앙의 달인 곧 프로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를 살펴보는 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교회가 신반포교회 헌장에서 “이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 곧 평신도를 주축으로 한다”고 명시해 놓았는데, 하나님의 백성의 신학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훌륭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로 이런 고백대로 우리 모든 신자들이 훌륭한 평신도, 곧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 교회의 헌장에서 평신도를 주축으로 한다는 의미는 목회자를 뺀 채 일반 신자들만의 교회라는 뜻이 아닙니다. 혹은 반대로 여러분을 뺀 채, 저와 같은 목회자중심으로 이루어진 교회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교회가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다는 의미는 목회자인 저와 일반신자인 여러분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모두 함께 교회 일에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바로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다는 참 의미입니다. 이것을 놓치게 되면, 자칫 교회에 큰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목회자와 일반신자가 공동으로 교회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서로 대화하면서 교회 일에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목회자는 목회의 전문성을 갖고 참여하고, 일반신자는 일반생활의 전문성을 갖고 교회 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즉 목회자는 설교와 예배, 신앙교육과 선교, 그리고 성례전 등에 나름의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학교에서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 전문적인 교육을 오랫동안 받고 인정되어 목회자로 안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신자는 교회에서 목회자와 구별되는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까? 그것은 바로 교회를 행정적으로 운영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집사로 권사로 혹은 장로로 일꾼을 세우는 것은 바로 교회의 이런 일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은 목회자가 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어떻게 건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고, 어떻게 재정회계업무를 잘 볼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여러분의 몫입니다. 따라서 우리교회에서는 교회의 행정과 관련된 일체의 업무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교회의 일들이 잘 처리되어 왔지만, 올해 저의 희망은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교회가 명실공히 평신도 중심 교회로 더욱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3.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저는 신년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신앙의 달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신앙의 달인으로서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 진정한 평신도가 되었으면 해서 오늘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앙의 달인, 신앙의 프로가 가능할까요? 이것을 다루는 것이 바로 평신도신학입니다. 따라서 참고삼아, 평신도신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논의사항을 몇 가지 여러분에게 소개할까 합니다.

  평신도신학자인 폴 스티븐스(Paul Stevens)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에 따르면, 평신도신학 곧 하나님의 백성 신학은 민주주의의 이념에 관한 아브라함 링컨의 유명한 문구에 따라 세가지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민주주의의 이념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라는 말처럼, “평신도신학”은 “평신도에 의한, 평신도를 위한, 평신도의 교회”가 되도록 돕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우선 첫째로, 하나님의 백성 신학이란 하나님의 백성‘의’(of the people of God) 신학이란 뜻입니다. 지금까지 신학은 주로 전문신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져왔습니다. 말하자면 저나 이계준 목사님 같은 전문신학자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 신학의 주장은 좀 다릅니다.  그 신학에 따르면, 이제 신학도 전문신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평신도, 곧 하나님의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도 신학을 하실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백성, 곧 평신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신학교들은 과거와 달리 목회자만을 길러내는 기관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온 백성을 길러내는 기관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곧 일반 신자들도 신학교육을 받아 교회의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교회는 지금까지 25년동안 평신도신학강좌라는 이름으로 쉬지 않고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신학은 결코 전문적인 신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올해, 신앙의 달인, 신앙의 프로가 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 스스로 나도 신학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신학적 사고, 신학적 성찰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실천하는 올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이요, 진정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길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백성 신학이란 하나님의 백성의 삶을 ‘위한’(for the people of God) 신학이란 뜻입니다. 지금까지 신학은 하나님의 백성의 삶을 위한 신학이라기보다는 이론적인 신학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즉 신학은 삼위일체론이 무엇이고 또 기독론이 무엇인가 등과 같은 사변적이고 초월적인 이론이 중심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기존의 신학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무관한 하나의 추상적인 이론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의 신학은 더 이상 그런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신학을 거부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의 신학은 신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깨달아 실천하는 것을 강조하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평신도신학에서는 바람직한 그리스도인의 경제생활은 무엇인가? 또 정치생활은 무엇인가 등등을 다룹니다. 그리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성도들로 하여금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가 평신도아카데미를 통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특히 올해 전반기 평신도 아카데미는 21세기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바람직한 기독교인의 삶을 성찰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주지하다시피, 21세기는 문명전환의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경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고, 또 교육과 과학의 패라디임도 과거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패러다임들의 변화가 기독교신앙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겠습니까? 아마 분명히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 평신도아카데미는 그런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응하는 기독교인의 삶을 한번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볼까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보다 바람직한 기독교의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각자는 보다 성숙한 신앙의 프로가 되고, 달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평신도아카데미가 신앙의 프로가 되려는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셋째, 하나님의 백성 신학이란 하나님의 백성에 ‘의한’(by the people of God) 신학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백성에 의한 신학이란 신학이 상아탑에서 이루어지는 학문을 위한 학문이 되어서는 안되고, 대신 치열한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이루어지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상의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신학적 주제로 삼아 연구하고, 또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거창한 학문적 주제만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을 배경으로 삼아 토론하고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고민하는 술과 담배, 그리고 승진문제, 그리고 가정에서 자녀들의 진학과 결혼문제,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겪게 되는 수 많은 사소한 일들을 모두 신학적 주제로 삼아 성경과 함께 씨름하고 토의하며 해답을 찾고, 또 그것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평신도 신학이요, 하나님의 백성 신학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평신도신학은 종종 커피숍신학이요, 맥주신학이요, 일터신학이라고 불립니다. 왜냐하면 맥주를 마시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또 일터에서 우리의 일상적인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교회는 참으로 오랫동안 이런 전통을 유지해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허심탄회하게 식당에서, 찻집에서, 속회에서, 일터에서, 심지어 골프 필드에서 신학적 토의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이런 토의가 앞으로 더욱 철저하게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모든 성도들은 더욱 성숙한 신앙의 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4.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최근 오래전 읽었던 책을 하나 다시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칼 포퍼(Karl R. Popper)가 쓴 <열린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1945)이라는 책입니다. 포퍼는 젊었을 때 열성적인 사회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히틀러의 나찌즘이 갖는 비인간성에 환멸을 느낀 뒤, 그런 전체주의적인 사상을 버리고 진보적인 자유주의의 열렬한 대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쓴 책이 바로 <열린사회와 그 적들>입니다.

  포퍼는 이 책에서 닫힌사회와 열린사회를 날카롭게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닫힌 사회를 넘어서 우리는 열린사회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닫힌 사회란 크게 두가지가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첫째는 불변하는 금기, 곧 타부(taboo)와 마술 속에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국가가 크든 작든 시민생활의 전체를 규제하려 드는 사회입니다. 그렇다면, 열린사회란 어떤 사회일까요? 그에 따르면, 열린사회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열린사회는 불변의 규칙이나 전통적 권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자유 및 인간에 대한 박애의 신념에 의존한다. 즉 열린사회는 각자가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판단을 내리며, 다른 사람의 자유를 인정하고 형제애 속에 살 것을 동의할 때만 존재하는 사회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여전히 닫힌 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욱이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닫힌 교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교회는 평신도와 만인사제설에 기반을 둔 개신교임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보다 더 권위적인 교회로 왜곡되어 있고, 또 자유로운 신학적 토론이 금기시 되는 교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우리의 신앙생활의 목표는 우리 각자 진리 앞에서 더욱 겸손하게 우리의 적인 닫힌 교회를 극복하면서 열린 존재, 열린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한 신앙의 달인, 신앙의 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신앙의 프로가 되고자 다짐하는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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